오픈AI가 서울에서 첫 공식 기자간담회를 열고 한국 지사의 출범을 알렸다. 이날 행사에는 제이슨 권 오픈AI 최고전략책임자(Chief Strategy Officer, CSO)가 직접 참석해 회사의 비전과 한국에서의 전략을 소개했다.

오픈AI 코리아는 아시아에서 세 번째, 전 세계에서 12번째로 설립된 지사다. 권 CSO는 “한 나라에 진출할 때 단순히 기술을 수출하는 게 아니라 그 나라의 국가적 우선순위와 기술을 바라보는 관점을 먼저 이해해야 한다”라며 “이런 이유로 지난 몇 년간 꾸준히 한국을 방문해 정부의 우선순위를 살펴보고, 우리의 목표와 어떻게 접점을 만들 수 있을지 고민해왔다”라고 말했다.
권 CSO는 한국 정부가 ‘세계 3대 AI 강국’을 분명한 목표로 세우고 있다는 점, 그리고 한국이 챗GPT를 가장 활발히 쓰는 국가 중 하나라는 점을 언급하며 이해관계가 맞닿아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AGI(Artificial General Intelligence)에 도달하려면 막대한 컴퓨팅 자원이 필요한데, 삼성과 SK 등이 메모리 분야에서 세계적 리더이고 스타트업 생태계도 혁신적이어서 장기적인 파트너십을 구축하기에 좋은 환경”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하드웨어 분야의 강점과 소프트웨어 기업들이 AI 모델을 활용해 개발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고 있다는 점에서 한국을 ‘풀스택 AI 강국’이 될 수 있는 나라라고 표현했다.
권 CSO는 “몇 달 전부터 한국 지사 팀을 꾸리기 시작했으며, 사용자·고객·파트너와 더욱 긴밀히 소통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라고 밝혔다. 다만 지사의 인력 규모나 지사장 선임 등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하지 않고 “향후 다시 공유하겠다”고만 언급했다.
이날 권 CSO는 오픈AI의 글로벌 성과와 한국 시장의 성장세도 공개했다. 그에 따르면, 현재 매주 7억 명 이상이 챗GPT를 사용하고 있으며, 전 세계 400만 명 이상의 개발자가 오픈AI 모델을 활용한다. 기업 고객은 500만 곳을 넘어섰고, 올해 5월 출시된 코딩 에이전트 ‘코덱스(Codex)’ 사용량은 최근 2주간 10배 늘었다.
한국 시장에 대해서는 “지난 1년간 주간 사용자 수가 4배 이상 증가하며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시장”이라며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챗GPT 구독자가 가장 많은 국가이며, 개발자 API 활용 규모도 전 세계 상위 10위권에 속한다”고 강조했다.
향후 협업 계획으로는 일반 기업뿐만 아니라 학계, 스타트업, 예술계와의 협력 의지를 밝혔다. 서울대학교와 MOU를 체결하고 AI 연구 지식을 상호 교류할 수 있는 연구 협력을 진행하고, 한국 내 개발자, 스타트업, 크리에이터 생태계를 지원하기 위해 기술 워크숍, 네트워킹, 개발자 행사 등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한국 정부와의 협력에 대해 구체적인 계획은 밝히지 않았지만, ‘오픈AI 포 컨트리즈(OpenAI for Countries)’ 이니셔티브를 관련 활동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한국의 AI 전환 여정을 지원하고, AI 민주화, 즉 더 많은 국민이 AI의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도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권 CSO는 기술 개발 방향과 기업 고객 지원 전략에 대해서도 입장을 공유했다. 최근 코딩이나 영상 등 특정 분야에 특화된 AI가 확산되는 경쟁 상황에 대해 그는 “오픈AI는 범용 AI 기술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라며 “많은 컴퓨팅 자원을 이용해 정교한 알고리즘 적용과 새로운 패러다임 탐색을 통해 가치를 계속 만들 것”라고 말했다. 이어 “오픈AI 역시 영상 같은 분야를 지원하고 있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범용 인공지능이라는 더 큰 목표를 추구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파생된 영역”이라며 “특정 응용 분야에 특화된 기업들과 협력해 왔고 앞으로도 협력 가능성은 충분하다”라고 설명했다.
기업 고객 지원 방식에 대해 그는 “현재 대기업이든 스타트업이든 중요한 것은 단순히 AI를 도입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 비즈니스 변화를 어떻게 구현하느냐에 달려 있다. 어떤 워크플로우를 적용하고, 어떤 방식으로 가치를 창출할 수 있을지가 핵심”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오픈AI는 최근 엔지니어링과 세일즈 조직에서 직접 인력을 투입해, 기술 전문가들이 파트너와 함께 프로세스와 워크플로우를 점검하고 AI로 혁신할 수 있는 지점을 찾아내도록 지원하고 있다”며 “파트너가 혼자 해결하도록 두지 않고 실행 방안을 함께 설계함으로써, 고객과 파트너의 만족도를 높이는 동시에 ‘AI의 혜택을 모두에게 제공한다’는 오픈AI의 목표를 실현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jihyun.lee@foundryc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