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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현
Senior Editor

윤성호 마키나락스 CEO “범용 AI로는 한계…제조 현장엔 특화 AI 필요”

뉴스
2025.09.043분
머신러닝제조 산업

산업 특화 AI 기업 마키나락스가 4일 서울 양재 엘타워에서 AI 컨퍼런스 ‘어텐션 2025’를 열었다.

마키나락스 윤성호 대표 MakinaRocks
Credit: 마키나락스 윤성호 대표 / MakinaRocks

산업 특화 AI 기업 마키나락스가 4일 서울 양재 엘타워에서 AI 컨퍼런스 ‘어텐션 2025’를 열었다. 이번 행사는 ‘생각하고, 행동하며, 산업을 바꾸는 AI(AI that Thinks, Acts and Transforms Industries)’를 주제로, 산업별 AI 에이전트 사례와 에이전틱 AI(Agentic AI) 시대를 위한 로드맵을 제시했다.

기조연설에 나선 윤성호 마키나락스 CEO는 산업 현장에서 활용 가능한 AI의 발전 방향을 제시했다. 그는 범용 AI의 한계를 지적하며, 기업별 도메인 특화 AI가 생산성을 획기적으로 높이는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윤 대표는 “2018년 이후 AI의 추론 역량은 7개월마다 두 배씩 향상했으며, 최근에는 4개월마다 두 배씩 성장하고 있다”라며 “하지만 이런 기술을 실제 산업 현장에서 바로 활용하기에는 여전히 제약이 많다”라고 분석했다. 이어 “제조업 같은 분야에서는 단순히 ‘그럴듯한 결과’만으로는 부족하다. 높은 정밀도와 정확도가 요구되기 때문에 범용 AI로는 한계가 있다. 현장 경험과 도메인 지식이 결합돼야 AI가 진정한 가치를 발휘할 수 있다”라고 조언했다.

실제로 마키나락스는 도메인 특화 AI를 직접 개발해 산업 현장을 지원하고 있으며, 이를 꾸준히 고도화하고 있다. 윤성호 대표는 반도체 설비 설계도를 예로 들어 “하나의 설비를 제작하려면 7,000장에 달하는 도면을 수개월 동안 수백 명이 검토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마키나락스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도면을 의미 기반으로 이해하고 비교·검색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개발했다. 이 시스템은 단순히 문자나 숫자를 인식하는 OCR을 넘어, 제조업 도면에서 자주 등장하는 원주 기호(π)와 수치의 의미 등을 해석할 수 있다. 윤 대표에 따르면, 이 기술로 설계 검토 시간이 기존 대비 4분의 1로 줄고, 반도체 주문 견적 산출 속도는 2.6배 향상됐다.

또한 윤 대표는 기업이 현장에서 손쉽게 도메인 특화 AI 에이전트를 구축하고 운영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AI 플랫폼 ‘런웨이(Runway)’도 소개했다. 런웨이는 GPU 활용 최적화, 간편한 에이전트 개발, 조직 맞춤형 포털, 거버넌스 체계 구축 등을 제공한다. 예를 들어 기업은 보유한 데이터를 연결해 빠른 경우 약 10분 만에 실시간 대시보드를 만들 수 있고, 팀과 개인이 만든 다양한 산출물을 포털 형태로 공유·재활용할 수 있다. 또한 기업 보안과 내부 프로세스에 맞춘 거버넌스 체계를 마련해 폐쇄망 환경에서 AI를 활용할 수 있다.

윤 CEO는 “GPU는 AI 투자에서 가장 비용이 큰 자산이지만 활용률은 여전히 20~30% 수준에 머물고 있다”라며 “가상화와 스케줄링 기술을 통해 효율성을 높였다”라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윤 CEO는 ‘AI로 한 사람이 백 명의 생산성을 만드는 미래’ 이라는 비전을 내세웠다. 단순한 효율성 향상을 넘어, AI를 통해 기업이 경쟁 우위를 확보하고 시장을 선도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윤 대표는 “기업이 스스로 특화된 AI 에이전트를 쉽고 빠르게 구축해야 한다라”며 “이러한 접근 방식으로 생산성을 비약적으로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날 행사에는 마키나락스 외에도 여러 업계 관계자들이 참여해 정보를 공유했다. 오전 세션은 윤종필 한국생산기술연구원 제조AI연구센터장과 김한성 국방전산정보원장의 축사로 시작했으며, 임우형 LG AI연구원 공동원장도 기조연설을 이어갔다. 패널토론은 음병찬 디스펙터 대표가 좌장을 맡았으며, 정영범 퓨리오사AI 상무, 이활석 업스테이지 CTO, 허영신 마키나락스 CBO, 이강욱 리얼월드 CBO가 참여했다. 패널들은 “한국은 파운데이션 모델 경쟁을 넘어 산업 현장과 생태계 차원에서 AI 주권을 확보해야 한다”며 AI와 함께 만들어갈 미래 사회의 방향을 논의했다.

오후에는 ‘산업 AI 실전 사례’ 발표가 이어졌다. ▲한국수자원공사(AI 기반 수자원 예측·분석) ▲두산에너빌리티(도면 검토 스마트화) ▲현대오토에버(제조 현장의 AI 에이전트 활용) ▲육군사관학교(AI 기반 화력계획추천) ▲LG전자 생산기술원(스마트팩토리 혁신) ▲마키나락스(PLC 코드 해석 및 검증) ▲엔비디아(피지컬 AI) 등에서 연사로 나서 산업 AI의 적용 사례와 경험을 공유했다.
jihyun.lee@foundryco.com

이지현

2022년부터 CIO 코리아 책임 기자로 일하며 AI, 디지털 전환, 클라우드 등 주요 기술 이슈에 대한 최신 트렌드와 인사이트를 전달하고 있습니다. 국내외 IT 리더들을 대상으로 한 심층 인터뷰와 리더십 취재를 꾸준히 이어가고 있으며, 다양한 현장을 찾아 업계 흐름을 생생하게 전하고자 합니다. 아울러, 한국IDG가 주관하는 콘퍼런스와 조찬 세미나에도 참여하며, 국내 IT 리더들이 자연스럽게 교류하고 의견을 나눌 수 있는 자리를 만드는 데 힘쓰고 있습니다.

CIO 코리아 합류 전에는 2013년부터 기술 전문 매체 블로터에서 IT 기자로 활동했으며, 그보다 앞서 한국에서 컴퓨터공학을 전공하고 미국 뉴욕에서 1년간 프로그래머 인턴으로 근무한 경험이 있습니다. 현재도 취미로 프로그래밍을 이어가며, IT 업계에 종사하는 분들을 늘 응원하는 마음으로 취재 활동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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