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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ia Korolov
Contributing writer

“양날의 검” AI가 바꾸는 조직 구조와 인재 육성의 미래

AI로 인한 직원 해고가 언론의 주목을 받고 있지만, 주요 기술 기업은 인력을 대체하기보다는 강화하는 방식으로 AI 기술을 활용하고 있다.

Balance employee needs with AI transformation
Credit: Rob Schultz / Shutterstock

AI는 양날의 검이다. 지루한 반복 업무에서 직원을 해방시킬 수도 있지만, 창의적인 업무를 빼앗을 수도 있다. 주당 몇 시간씩 절약해줄 수 있지만, 그렇게 절약한 시간만큼 더 많은 일이 주어져 오히려 더 바빠질 수도 있다. 제품과 서비스의 생산 비용을 낮춰 수익에 타격을 줄 수도 있지만, 비용 절감이 수요를 늘려 수익을 성장시킬 수도 있다.

이런 모순 속에서 방향을 잡는 것은 기업 경영진에게 큰 도전과제다. 어렵게 전략을 수립하더라도 기술 변화가 하루아침에 일어나면서 전략이 금세 쓸모 없어지기도 한다.

최근 등장한 에이전틱 AI는 AI 시스템을 더 강력하고 자율적이며 유연하게 만들고 업무를 더욱 많이 대체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를 받고 있다. 이 때문에 AI 논의의 핵심 우려는 AI가 창출하는 일자리보다 없애는 일자리가 더 많다는 것이다.

7월 한 달 동안 마이크로소프트는 9,000명 이상, 인텔은 5,000명 이상, 인디드(Indeed)와 글래스도어(Glaaaassdoor)는 각각 1,300명 규모의 감원을 단행했으며, 모두 AI 중심 전략 전환의 일환이라고 밝혔다. 정리 해고 정보를 제공하는 Layoffs.fyi는 올해 들어서만 8만 명 이상의 기술 인력이 해고됐다고 집계했다.

엔터프라이즈 스트래티지 그룹(Enterprise Strategy Group)이 4월에 1,900명의 기업 및 IT 리더를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초기 AI 도입의 최우선 목표는 비용 절감이었다. 응답자의 88%는 이미 실질적인 효율성 개선 효과를 확인했다고 답했다. 세계경제포럼은 올해 초 보고서를 통해 2030년까지 AI로 인해 9,200만 개의 일자리가 사라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처럼 불안과 우려가 팽배한 상황에서, CIO를 비롯한 경영진은 생성형 AI나 에이전트형 시스템을 도입하면서 어떻게 직원들의 반발을 피할 수 있을까? 공포 분위기를 조성하고 AI에 적응하지 못하면 퇴출당하는 문화를 밀어붙여야 할까?

요즘 IT 리더가 자주 하는 말은 ‘일자리를 빼앗는 건 AI가 아니라 AI를 다룰 줄 아는 사람’이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런 도태 과정을 견뎌낸 직원에게는 더 나은 미래가 올까, 아니면 창의적인 업무는 AI에 넘기고 남은 반복 업무를 더 많이 떠안아야 할까?

아무도 소외되지 않는 AI

국방 및 핵심 인프라 엔지니어링 기업 파슨스(Parsons)는 이미 AI 에이전트를 도입해 효율성 향상과 비용 절감을 추진하고 있다. 테스트 환경을 구성하거나 지원자를 평가하는 데 AI를 활용하고 있으며, 일반적인 직원 생산성 향상을 위한 AI도 도입했다. 여기에 더해 자사 제품과 서비스에도 AI를 탑재하고 있다.

파슨스의 클라우드 및 데이터 부문 부사장 젠 버그스트롬은 “문화적 문제는 복잡하고 다루기 어렵다”면서도 AI의 주요 목적은 인력 감축이 아니라 직원 역량 강화라는 입장이다. 버그스트롬은 “AI를 도입하면서 채용 속도는 다소 느려질 수 있지만, 인원을 줄이지는 않는다”라고 강조했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파슨스는 현업 재교육과 역량 강화 프로그램에 투자하고 있으며, AI 관련 게임화 이벤트를 통해 상금도 지급하고 자격증을 취득하면 보너스를 제공하고 있다. 직원이 새로운 기술을 습득하면 승진이나 경력 발전 기회도 열린다.

이런 방식이 직원 만족도로 이어지고 있다. 버그스트롬은 “최근 10년 사이 가장 높은 직원 유지율을 기록하고 있으며, 그 배경에는 역량 강화 기회를 적극적으로 제공해왔다는 점이 분명히 있다”라며, “나도 6년 전에는 소프트웨어 엔지니어였지만 지금은 회사의 클라우드 전략을 총괄하고 있다. 그만큼 역량 강화와 교육 기회가 중요했다”라고 설명했다.

버그스트롬은 “한 팀의 효율이 20% 향상되면 업무 처리량이 20% 늘어나는 것이지 그 팀의 20%를 해고하지는 않는다”라고 강조했다. 추가 업무가 필요하도록 AI를 비즈니스 성장에 활용하고 있으며, 이는 더 많은 수익을 창출하고 직원에게 더 많은 일을 만들어준다고 설명했다. 또, “직원을 채용한 데에는 분명한 이유가 있다. 그 가치를 존중하고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언론 보도 이면의 진실

AI가 인재를 육성하고 일자리를 개선한다는 기업의 주장은 고용에 미치는 AI의 부정적 영향이 연일 보도되는 상황에서는 다소 순진하게 들릴 수 있다. 예를 들어, 포드의 CEO 짐 팔리는 AI가 미국 내 사무직 인력의 절반을 대체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프리랜서 플랫폼 파이버의 CEO 미카 카우프만은 팀에 보낸 메모에서 “AI가 여러분의 일자리를 노리고 있다. 솔직히 말해 내 일자리도 마찬가지다. 이건 경각심을 가져야 할 신호다. 프로그래머든 디자이너든 프로덕트 매니저든 데이터 과학자든 변호사든 고객 지원 담당자든 영업 담당자든 재무 담당자든, AI는 여러분을 겨냥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세일즈포스 등 다수의 기술 기업들도 자사 업무 중 상당 부분이 이미 AI에 의해 수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물론 이들 기술 기업의 경영진은 자사가 판매하는 기술을 과장해서 홍보하는 것일 수도 있다. 하지만 AI 관련 정리해고가 반드시 AI 때문만은 아닐 수 있다.

카네기 멜런대학교 테퍼 경영대학원의 교수 에밀리 드주는 “기업이 발표한 말을 그대로 믿으면 안 된다”라고 지적했다. “팬데믹 이후 과도하게 채용한 경우도 있고, 최근 사업이 위축됐지만 이를 인정하고 싶지 않은 경우도 있다”는 설명이다. 또 다른 문제는 언론 보도 방식이다. 해고는 대규모로 이뤄지지만 채용은 개별적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부정적인 소식이 더 주목을 받을 뿐이다.

예를 들어 세계경제포럼 보고서는 2030년까지 1억 7,000만 개의 새로운 일자리가 창출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사라질 일자리를 상상하는 건 쉽지만, 아직 생기지 않은 새로운 일자리를 떠올리기는 어렵다. 하지만 그런 일자리는 실제로 생긴다. 산업혁명 이전에는 대부분 농부였고, 기계는 기존 일자리의 90% 이상을 대체했다. 이는 지금의 AI보다 훨씬 큰 영향이었다.

그렇다면 새로운 일자리는 언제 생기는 것일까? 이미 생기고 있다. 올해 들어 8만 명의 기술 인력이 해고됐다고 했지만, CompTIA에 따르면 6월 한 달 동안 9만 개의 새로운 기술 일자리가 창출됐다. 기술 직종의 실업률은 2.8%로 낮아졌다.

또한 리눅스 재단이 500명 이상의 인사담당자, 채용 매니저, HR 전문가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는 AI로 인해 인력을 감축한 기업보다 확충한 기업이 3배 가까이 많았다. 업종, 기업 규모, 지역에 상관없이 AI가 긍정적인 영향을 준 것으로 나타났다. AI 관련 직무에 한정하면, 응답자의 57%가 인력을 추가 채용 중이며, 감축하고 있다는 응답은 3%에 불과했다.

조직 구조는 이미 무너졌다

AI, 특히 에이전트형 AI는 업무의 성격뿐만 아니라 기업 조직 구조 자체를 바꾸고 있다. 톰슨로이터 최고 인사 책임자 메리 앨리스 부이치치는 “많은 기업이 기존의 AI 전략을 폐기하고, 에이전트형 AI 중심으로 방향을 전환했다”라고 설명했다. 이는 AI가 단순한 보조 역할에서 벗어나, 특정 업무를 맡아 수행하는 하나의 팀처럼 진화했기 때문이다.

이런 변화는 생산성 향상은 물론, 직원 역량 강화와 비즈니스 확장 측면에서도 유례없는 기회를 열어줄 수 있다. 부이치치는 “톰슨로이터의 전략에는 이 두 가지 측면이 모두 반영돼 있다”라며, AI는 단순한 기술 도구가 아니라 일하는 방식 자체를 바꾸는 요소이기 때문에 AI 혁신 전략은 HR과 기술 부서가 공동으로 주도하고 있다고 밝혔다.

부이치치는 “변화 관리와 인력 역량 강화, 기술 도입이 똑같이 중요하다. 이 세 가지가 모두 맞물려야 생산성과 직원 역량 강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톰슨로이터는 AI를 활용해 의사결정을 개선하고 영업 담당자에게 더 나은 인사이트를 제공하며, 더 빠르고 고품질의 코드를 생성하고, 에이전트형 프레임워크 기반 챗봇을 통해 고객 문의를 더 신속하게 처리하고 있다. AI 도입을 미룰 수는 없는 상황이다.

부이치치는 “고객 업무 방식이 근본적으로 바뀌고 있기 때문에 우리 제품 로드맵과 투자 전략도 크게 전환해야 한다. 내부적으로도 모두가 AI를 적극 도입하고 운영 방식을 재설계해야 한다. 우리는 ‘AI 우선’ 전략을 채택했으며, 사람이 주도하는(Human-led)의 실행 방식을 따른다. 올해 말까지 전 직원이 AI 도구를 일상적으로 활용하도록 만들 계획”이라고 밝혔다.

톰슨로이터는 35개 이상의 주요 LLM에 접근할 수 있는 플랫폼 ‘오픈 아레나(Open Arena)’도 운영 중이다. 이 플랫폼을 통해 톰슨로이터 직원은 문서 요약부터 맞춤형 워크플로우 설계까지 다양한 실험을 할 수 있으며, 생성형 AI 모델을 다른 도구 생태계와 연결하는 에이전트 기능도 지원한다. 톰슨로이터에 따르면, 현재 오픈 아레나 플랫폼의 월간 사용자 수는 1만 9,000명을 넘는다.

부이치치는 “우수 인재는 자신이 다니는 회사가 성장 기회를 제공하고 기술을 최신 상태로 유지하기 위해 투자하고 있다는 점을 확인하길 원한다”라고 강조했다.

모두가 크리에이터가 되는 시대

생성형 AI는 누구나 예술가, 작가, 작곡가, 그래픽 디자이너, 영화 감독, 소프트웨어 개발자가 될 수 있게 만든다. 이런 변화는 해당 분야의 기존 전문가에게는 위협으로 느껴질 수 있지만, 이제는 모든 사람에게 창의력을 발휘할 기회가 열려 있다. 그리고 기업 입장에서도 누가 새로운 분야에서 창의적인 기회를 가질 수 있을지를 새롭게 정의할 수 있는 기회다.

지출 관리 기업 페이호크(Payhawk)의 CEO 흐리스토 보리소프는 AI가 업무 분담 방식을 어떻게 바꾸고 있는지를 직접 목격하고 있다. 예를 들어, 현재 인사 부서장이 페이호크의 새로운 성과관리 시스템을 단독으로 운영하고 있다. 이 시스템은 기술 부서가 아닌 사업 부서 리더의 지시에 따라 개발됐으며, 사내 개발자가 바이브코딩 방식으로 만들었다. 인력과 기술에 투입된 총 비용은 약 4,000달러로, 연간 7만 달러가 들던 상용 시스템을 대체했다.

보리소프는 “인사 부사장이 새로운 기능이나 역량을 제안하면 하루 안에 서비스에 반영할 수 있다. 아이디어는 여전히 엔지니어에게 전달되지만, 엔지니어는 더 이상 코드를 작성하지 않는다. AI에게 코드를 생성하라고 요청하는 역할만 맡는다”라고 설명했다.

애플리케이션 개발에는 여전히 엔지니어가 필요하다. 다양한 기능, 인터페이스, 사용자 역할, 다른 시스템과의 통합 등 전체 구조를 분석적으로 이해해야 하기 때문이다. 보리소프는 “인사 부사장은 그런 기술적인 내용을 알 필요는 없다”라며, “AI가 기대한 대로 동작하지 않으면 사용자가 이를 수정하거나 더 명확히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하지만 2~3년 안에는 사용자가 AI에게 직접 요구사항을 설명하고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비전문 인력도 이미 몇 가지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하고 있지만, 대부분 핵심 업무와는 관련 없는 것이다. 중요한 애플리케이션은 여전히 전문가의 손길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바이브코딩 방식의 앱이 내부 시스템에 접근하기 위해 API가 필요하다면, IT 부서가 API 키를 제공하고 보안 검토와 코드 검증을 수행해야 한다.

보리소프는 “단순히 코드를 만드는 것으로 끝이 아니다. 누군가는 테스트하고, 배포하고, 보안을 확인하고, 관련 문서를 제공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코딩이 쉬워졌다고 해서 개발자의 일이 줄어드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페이호크의 성과관리 시스템 교체 사례처럼 코딩이 쉬워지고 비용이 줄면, 더 많은 프로젝트를 내부에서 직접 수행하게 되며, 기업 맞춤형 솔루션으로 확장할 수 있다.

KPMG의 인재 혁신 책임자 에드위즈 사코는 “AI에 대한 기업의 비전이 긍정적이어야 한다”라고 조언했다. 조직의 속도를 높이고 고객 경험을 더욱 흥미롭게 만들며, 비용 절감보다는 성과 중심의 생산성 개선에 집중할 수 있게 해준다고 설명했다.

사코는 “기존 직무는 분명히 사라질 것”이라면서도, “그렇다고 사람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우리가 해야 할 일은 그 사람의 역량을 어떻게 향상시킬지, 새로운 역할에 어떻게 적응시킬지, 혹은 어떤 새로운 역할을 만들어줄 수 있을지 고민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장기적으로 AI는 더 건강한 업무 환경을 만들 수 있다. 사코는 “AI는 업무 경험을 재창조하고, 일에 대한 열정을 되살리는 열쇠”라며, “창의성과 자율성을 발휘하면서도 팀의 일원으로 소속감을 느낄 수 있게 해준다”라고 덧붙였다.
dl-ciokorea@foundryco.com

Maria Korolov
Contributing writer

Maria Korolov is an award-winning technology journalist with over 20 years of experience covering enterprise technology, mostly for Foundry publications -- CIO, CSO, Network World, Computerworld, PCWorld, and others. She is a speaker, a sci-fi author and magazine editor, and the host of a YouTube channel. She ran a business news bureau in Asia for five years and reported for the Chicago Tribune, Reuters, UPI, the Associated Press and The Hollywood Reporter. In the 1990s, she was a war correspondent in the former Soviet Union and reported from a dozen war zones, including Chechnya and Afghanistan.

Maria won 2025 AZBEE awards for her coverage of Broadcom VMware and Quantum Comput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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