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계적인 직원 유지 프로그램은 인재 확보 경쟁이 치열한 시장에서 중요한 차별화 요소가 된다. 직원 이직률을 낮추고, 에이스 인재를 지키며, 몰입도 높은 조직 문화를 만드는 데 기여하기 때문이다.

미국 내 기술 직종의 실업률은 2.9%로, 수년째 낮은 수준을 계속 보이고 있다. CIO들에 따르면 이 때문에 IT 인재 확보 경쟁은 치열하며, 특히 뛰어난 성과를 내는 인재를 둘러싼 경쟁은 더욱 심화되고 있다.
컨설팅 기업 퓨처럼그룹(Futurum Group)이 발표한 ‘2025년 2분기 글로벌 CIO 설문조사’에서는 CIO의 72%가 숙련 인재의 채용과 유지가 가장 큰 과제라고 답했다. HR 리서치 및 자문 기업 맥린앤코(McLean & Co)의 조사 결과 역시 직원 유지는 기업의 최우선 과제로 나타났다. 2025년 HR 설문조사에서 직원 유지 전략은 ‘리더 육성’에 이어 두 번째 순위로 꼽혔으며, 채용(5위)보다도 높은 우선순위를 차지했다.
맥린앤코 HR 리서치 디렉터 그레이스 유울즈는 “불확실성이 큰 외부 환경에서 인재를 지키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인재 유지를 통해 생산성을 유지하고, 리더십 파이프라인을 구축하며, 긍정적인 조직 문화를 형성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맥린앤코 연구에 따르면 자발적 퇴사율이 10% 이하인 조직은 전체 성과가 높을 가능성이 18%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이직 위험은 여전히 높다. 갤럽 조사에 따르면 미국 근로자의 절반이 현재 직장을 떠날 의향이 있으며, 지난해 자발적으로 퇴사한 직원의 42%는 “관리자나 조직이 조금만 더 노력했다면 떠나지 않았을 것”이라고 답했다.
직원 유지란 무엇인가
직원 유지란 조직이 직원을 장기적으로 고용 계약 상태로 두어 더 안정적이고 생산적인 인력을 확보하는 능력을 뜻한다. 인재 유지를 중시하는 기업은 이직률을 낮추기 위한 정책과 프로그램을 마련하며, 높은 직원 유지율을 달성한 기업은 비즈니스 목표 달성과 신규 채용 경쟁에서 모두 유리한 위치를 점한다. 특히, 탄탄한 직원 유지 전략은 인재 확보 경쟁이 치열한 상황에서 기업 운영을 안정적으로 이어가고 이직으로 인한 혼란을 최소화하는 핵심 경쟁력이다.
왜 핵심 인재 유지가 중요한가
CIO와 채용 담당자들에 따르면 IT 부서는 인력난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귀중한 인재를 붙잡기 위해 노력을 강화하고 있다. 기술 인재 부족은 앞으로 더욱 심화될 것으로 전망되며, 여러 조사에서 IT 인재 채용은 여전히 어렵고 경쟁은 갈수록 치열하다고 지적한다.
따라서 CIO는 필요한 인재를 확보하기 위해 신규 채용 못지않게 기존 직원 유지를 중점적으로 다뤄야 한다. CIO와 HR 전문가들은 높은 직원 유지율을 달성하려면 경쟁력 있는 보상, 유연한 근무 환경, 올바른 조직 문화를 조성해야 하며, 특히 뛰어난 성과를 내는 IT 인재를 붙잡기 위해서는 그 이상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핵심 인재 유지를 위한 7가지 전략
강력한 직원 유지 프로그램을 만들려면 신중한 고민, 철저한 계획, 꾸준한 실행이 필요하다. 또한 다각적인 접근 방식이 요구된다. 높은 유지율을 달성한 CIO와 HR 전문가들은 다음과 같은 7가지 전략을 제시한다.
1. 핵심 인재를 식별하라
IT 서비스 기업 엔소노(Ensono)의 CIO 사비오 로보는 임원 및 관리자들과 협력해 부서 전반에서 핵심 직원을 찾아낸다. 이는 승계 계획의 일환이기도 하다. 로보는 “모든 핵심 직무를 검토하면서 ‘주요 담당자와 보조 담당자는 누구인가? 또는 이 역할을 맡도록 성장시킬 수 있는 사람은 누구인가?’라는 질문을 던진다”고 설명했다.
또한 성과 평가 과정에서도 핵심 인재를 가려내는 작업을 진행한다. 로보는 “이 과정을 통해 직원 개발 프로그램을 더 효과적으로 설계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피닉스대(University of Phoenix)의 CIO 제이미 스미스 역시 유사한 방식을 택한다. 그는 리더십 팀과 함께 최우수 인재를 선별하는데, 이들을 IT 생산성에 큰 영향을 주는 ‘10배 성과자(10Xers)’라고 부른다.
2. 핵심 인재를 선제적으로 참여시켜라
스미스는 IT 부서의 핵심 인재가 스스로 도전 과제나 승진 기회를 찾기를 기다리지 않는다. 대신 관리자들이 직접 나서 “회사가 어떤 기회를 제공할 수 있는지” 논의하며 이들의 흥미와 몰입을 유지한다. 그는 “흥미로운 일을 주지 않으면 결국 다른 곳에서 찾게 된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스미스는 핵심 인재를 혁신 프로젝트에 배치하거나, 성과가 뛰어난 주니어 직원에게 팀 리더 역할을 맡긴다. 이런 조치는 더 도전적인 과제와 가시성을 제공해 직원들의 동기를 유지하고 에너지를 불어넣는다. 유울즈 역시 이러한 선제적 개입을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그는 체류 인터뷰(stay interview)를 통해 직원이 회사에 남는 이유를 파악하고, 이직 위험 평가를 통해 떠날 가능성이 높은 직원을 찾아내 붙잡을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러한 과정은 핵심 인재를 지켜내는 중요한 차별화 요소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3. 도전 과제와 자율성을 부여하라
맥린앤코(McLean & Co)의 자료에 따르면 직원들이 회사를 떠나는 가장 큰 이유는 더 나은 경력 기회를 찾기 위해서다. 유울즈는 “특히 핵심 인재일수록 새로운 기회를 갈망한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CIO는 이들이 현재 조직 안에서 더 많은 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스미스는 ‘10배 성과자’에게 시간과 업무 방식, 팀 운영, 도구 활용에서 더 큰 자율성을 부여한다. 또한 이들이 함께 모여 혁신 프로젝트를 수행할 기회를 마련해 서로에게 도전받고 더 자유롭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든다.
SS&C 테크놀로지스의 CTO 앤서니 카이아파도 핵심 인재에게 흥미로운 과제를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그는 “복잡한 문제를 해결할 기회를 줄수록 그들을 붙잡기가 쉬워진다”고 말했다. 물론 이 과정에는 경쟁력 있는 보상, 멘토링, 교육, 승진 기회가 함께 제공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카이아파는 자율성 부여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그는 “리더십이 단순히 지시만 하는 환경에서는 핵심 인재가 떠난다”며 “이들을 진정으로 권한을 가진 인재로 대우해야 한다”고 말했다.
4. 성과의 영향력을 보여줘라
기술 서비스 기업 글로반트(Globant)의 CIO 세바스티안 아리아다는 직원 유지 전략의 일환으로 IT 직원들이 자신의 일이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명확히 알도록 한다. 그는 “제 경험상 핵심 인재는 가치를 창출하고 의미 있는 일을 하고 싶어한다. 하지만 그들의 일이 조직에 기여하지 못한다고 느낀다면 머물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직원들이 자신의 일이 왜 중요한지 이해하도록 돕고, 그들이 더 큰 조직의 일부라는 사실을 체감하게 한다. 이를 통해 직원들은 자신이 전체 비즈니스와 연결돼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고 덧붙였다.
5. 자신이 존중받는다는 것을 느끼게 하라
채용 플랫폼 업체 하이어뷰(Hirevue)의 최고인사책임자 시빌 맥칼리는 “직원이 자신이 가치 있는 기여를 하고 있다는 사실을 아는 것은 좋은 유지 정책의 핵심 요소”라고 말했다. 특히 평소 기대 이상으로 성과를 내는 직원은 “인정받고, 존중받고, 연결돼 있다고 느끼기를 원한다. 그렇게 느낀다면 조직에 남고 싶어한다”고 강조했다.
맥칼리는 이를 위해 단순히 경쟁력 있는 보상 체계뿐 아니라, 성과를 조직 차원에서 인정받는 기회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발표 기회를 부여하거나, 공개적으로 감사 인사를 전하거나, 특별 프로젝트를 통해 다른 부서와 협업하도록 하는 방식이 대표적이다. 이는 회사가 해당 직원과 그들의 성과를 신뢰한다는 신호가 된다.
SS&C 테크놀로지스의 카이아파는 분기별 보너스를 지급하고, 뛰어난 성과를 낸 직원의 이름을 리더보드에 게시하며, 분기별 해커톤 우승자에게는 상품을 제공한다. 그는 이를 통해 직원들의 몰입도를 높일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또한 모든 직원이 아이디어를 심사위원 앞에서 발표하고, 최종 선정 시 개념 증명(PoC) 개발 기회를 얻는 ‘샤크 탱크’식 경연을 운영해 성과 인정을 확대했다. 카이아파는 “이러한 프로그램은 성과를 분명하게 드러내 준다”며, 비록 우수 인재가 대부분의 승리를 가져가더라도 전체 직원들이 더 열심히 도전하게 만든다고 전했다.
6. 맞춤형 교육을 제공하라
엔소노는 전 직원의 성장을 지원하는 체계적인 교육 프로그램을 갖추고 있다. 하지만 엔소노의 로보는 핵심 인재를 유지하려면 더 맞춤형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그는 “개인의 성장 목표에 집중해 올바른 인재가 올바른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한다”라고 말했다.
7. 모든 직원의 성장을 지원하라
로보는 인재 전략의 핵심을 ‘직원의 성장을 돕는 것’이라고 정의했다. 그는 “직원이 우리와 함께하든 아니든 성장하고 있다면 충분히 의미가 있다. 하지만 우리 조직에서 성장한다면 머무를 가능성이 더 크다”고 설명했다.
또한 이러한 접근은 평범한 직원을 고성과자로 성장시키는 효과도 있다. 로보는 오랜 기간 동일한 직무에서 일해온 직원이 경력 개발 지원을 통해 시니어 매니저로 승진해 역량을 발휘한 사례를 소개했다. 그는 “우리는 그 직원이 더 큰 성과를 이루도록 돕고자 했고, 이는 그가 우리 팀에 남는 데 큰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dl-ciokorea@foundryc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