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우코드 소프트웨어 기업인 페가시스템즈(Pegasystems)는 자사 인피니티(Infinity) 플랫폼에 다양하지만 매우 복잡한 기술을 내장해 왔다. 이제 이런 구조적 부담을 줄이기 위해 새로운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기능 구현을 외부화하고 데이터베이스를 서비스형 모델로 제공하고 있다.

인피니티는 페가시스템즈가 제공하는 로우코드 애플리케이션 개발 플랫폼으로, 워크플로우 자동화, 고객 참여, AI 의사결정, RPA를 지원하도록 설계됐다. 하지만 이 플랫폼이 원활히 작동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오픈소스 소프트웨어와 서비스가 필요하다.
미국 매사추세츠주 월섬에 본사를 둔 페가시스템즈는 과거 모든 서비스를 인피니티 플랫폼 내부에 통합해 운영했다. 클라우드 기술 부사장 람지 수리는 “전체 기능이 소프트웨어에 내장돼 있어 특정 서비스를 확장하려 할 때마다 플랫폼을 확장해야 했다”라고 설명했다. 이 과정에서 내부 팀은 아파치 카산드라(Apache Cassandra), 아파치 카프카(Apache Kafka), 오픈서치(OpenSearch) 등 다양한 오픈소스 데이터 인프라 구성 요소를 직접 관리해야 했다. 그 결과 사업 성장을 위한 전략적 과제에 집중할 여력이 부족해졌다.
이 같은 비효율적인 전략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팀은 기능을 분리해 플랫폼 내에서 독립적인 서비스로 제공하기로 했다. 수리는 “우리에겐 2가지 선택지가 있었다. 모든 서비스를 직접 구축하고 전담 서비스팀과 소프트웨어 개발팀을 새로 꾸리거나, 혹은 보안 가이드라인, 운영 방식, 배포 요건을 충족하는 서드파티 벤더를 찾는 방법이었다”라고 말했다. 이어 “현재 AWS와 구글 클라우드(GCP) 환경에 배포돼 있기 때문에, 해당 벤더는 멀티 클라우드에서 동일한 수준의 서비스를 제공해 솔루션을 미래에도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했다”라고 설명했다.
협력 파트너 모색
수리와 그의 팀은 올바른 솔루션, 더 구체적으로는 적절한 파트너십을 찾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이런 노력의 결과로 넷앱(NetApp)의 인스타클러스터(Instaclustr)를 선택했다. 인스타클러스터는 관리형 데이터 인프라 플랫폼으로, 여러 측면에서 사실상 페가 운영 부문을 확장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수리는 “이 서비스가 매력적이었던 이유는 우리가 고려했던 다른 서비스들처럼 내부를 알 수 없는 블랙박스 방식으로 운영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 모델은 모든 서비스가 우리가 직접 소유하고 완전히 접근할 수 있는 계정에서 배포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었다”라고 말했다.
현재 페가시스템즈가 소유 및 관리하는 구글 클라우드와 AWS 계정의 서비스는 인스타클러스터를 통해 배포되고 인피니티와 연동된다. 예컨대 아파치 카산드라의 새 버전이 출시돼 페가가 해당 버전으로 마이그레이션을 원할 경우, 업그레이드 의사를 인스타클러스터에 알리기만 하면 된다. 이후 인스타클러스터 팀이 백그라운드에서 작업을 모두 처리하고, 서비스 준비가 완료되면 페가 팀에 통지하는 방식이다.
수리는 “고객을 위해 새로운 카산드라 클러스터를 구축해야 할 때, 플랫폼 측에 있는 API를 통해 요청만 보내면 새로운 클러스터가 자동으로 프로비저닝되고, 이 서비스는 우리가 소유한 계정에서 실행된다. 이는 사실상 기존 엔지니어링과 운영팀의 확장과 같다”라고 설명했다. 이런 방식은 효율성을 크게 올렸지만, 서비스와 플랫폼이 밀접하게 얽히면서 예상치 못한 복잡성도 뒤따랐다.
통제권 이양
초기 단계에서 팀이 직면한 주요 과제 중 하나는 기존 인프라의 전환이었다. 수리는 “성능 문제로 클러스터를 확장해야 할 때마다 엄격한 승인 절차를 거쳐야 했다. 티켓을 열고 승인 여부를 오가는 과정이 길어진 것이었다”라며 “실제 승인이 떨어졌을 땐 이미 성능 문제가 고객 환경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었다”라고 설명했다.
페가시스템즈는 이런 승인 절차가 지나치게 비효율적이라는 점을 깨닫고, 인스타클러스터에 더 많은 운영 권한을 위임했다. 승인 지연으로 인해 고객 환경에 악영향이 발생하는 상황을 막기 위해서였다. 수리는 “여러 차례 회의를 열어 다양한 시나리오를 공유했고, 인스타클러스터가 어떤 상황에서 우리를 대신해 즉각적인 결정을 내려도 되는지 합의했다. 이는 매우 중요한 문제였다. 그들이 조치를 취할 때마다 인프라 비용이 늘어나기 때문에, 어떤 경우에 그렇게 해도 되는지 명확히 해야 했다”라고 말했다.
이제 페가시스템즈의 엔지니어링 팀은 외부 리소스 관리에 매달릴 필요 없이 실제 비즈니스 문제 해결에 집중할 수 있게 됐다. 회사 측은 30명의 엔지니어가 주 40시간 근무하는 기준으로 연간 6만 시간 이상을 절약했다고 추산했다. 또한 기존 인력의 시간을 효율적으로 확보하면서, 추가 채용 없이도 운영을 이어갈 수 있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평가했다.
수리는 프로젝트를 돌아보며, 테스트, 프로비저닝, 모니터링은 물론, 검증, 업그레이드, 업데이트까지 초기에 자동화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이렇게 하면 지금뿐 아니라 규모가 커지고 복잡성이 늘어나는 미래에도 많은 시간을 절약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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