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사에 따르면 저연차 IT 직군이 AI 확산의 가장 큰 영향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AI가 고용 시장을 바꾸고 있으며 기술 전문직도 영향을 받고 있다. 특히 일부 저연차 IT 직무는 일자리를 찾기가 한층 어려워지고 있다.
스탠퍼드대학교 연구진은 최근 3년간 미국 고용 시장 데이터를 분석해 AI가 고용에 미친 전반적 영향을 분석했다. 그 결과 AI 영향이 큰 직무의 고용률이 13%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행정 보조, 회계사와 더불어 개발자와 IT 분야 저연차 직무가 가장 큰 타격을 입은 직군으로 꼽혔다.
이 같은 흐름은 다른 연구에서도 확인됐다. 워싱턴포스트 분석에 따르면 지난 2년간 전체 프로그래밍 일자리의 4분의 1이 사라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미국 공식 고용 통계를 기반으로 한 결과다. 다만 감소 추세는 대부분 고용 시장에 막 진입하는 저연차 직무에서 나타났다. 워싱턴포스트는 특히 프로그래머가 가장 큰 위협을 받고 있으며, 이어 개발자, IT 기술자, 소프트웨어 품질 테스트 전문가 등이 생성형 AI 확산으로 위협받고 있는 대표 직군이라고 지적했다.
스탠퍼드대 연구에 따르면 저연차 직급의 진입은 어려워졌지만, 전체 노동시장 흐름은 크게 변하지 않았으며 경력직은 오히려 안정적인 상황을 유지하고 있다. 이에 연구진은 AI가 업무 효율성을 높이는 도구로 쓰이기보다는 자동화할 수 있는 직무를 대체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시장의 흐름도 이런 연구 결과를 뒷받침하고 있다. 최근 주요 빅테크 기업들이 단행한 대규모 인력 감축에도 AI가 중요한 역할을 한 것으로 추정됐다. 특히 마이크로소프트(MS) CEO 사티아 나델라는 현재 회사에서 약 30%의 코드가 AI에 의해 작성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업무 보조 도구로서의 활용
역설적으로 사용례 연구 결과에 의하면 대부분의 팀은 AI를 업무 전체를 대신하게 하기보다는 업무 방식을 개선하는 데 활용하고 있다. 실제로 전문가의 57%가 AI를 업무 보조 수단으로 사용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앤트로픽(Anthropic) 연구원 알렉스 탬킨은 워싱턴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AI 활용은 자동화보다는 개선에 더 가깝다. 예를 들어 작업 검토, 새로운 개념 학습, 반복 업무 수행 등에 AI를 활용하는 경우가 많다”라고 설명했다.
이는 적어도 소프트웨어 개발에서 AI가 사람의 업무 속도를 늦추고 있다는 다른 분석 결과와 대비된다. 해당 조사에서는 개발자의 작업 속도를 높여야 한다는 인식과 달리, 실제로는 업무를 완료하는 데 더 많은 시간이 걸린다고 지적했다.
AI 평가 기관 METR은 NBC와의 인터뷰에서 “개발자는 AI가 작업 속도를 약 24% 빨라지게 할 것이라고 기대했지만 실제로는 느려졌다. 그러나 여전히 20% 정도는 빨라졌다고 믿고 있다”라며 인식과 현실 사이의 뚜렷한 괴리가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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